본문 바로가기

No Plan, No Pain/Croatia

Dubrovnik, 성벽 밖의 세상



두브로브니크 전체 지도다. 보통은 올드 시티라는 저 작은 곳만 구경한다. 끽해야 LAPAD 초입에 있는 호텔이나 아파트먼트에 가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쪽은 가격이 훨씬 싸니까. 실제로 나 역시 가격적인 메리트 때문에 여러 번 고민했다. 하지만 대낮에 혹은 한밤에 10분 정도 어둑어둑한 거리를 걷는게 불가능할 것 같아 올드 타운을 멀리 벗어나진 못한게 사실이다. 아쉽아쉽. 


지도로 보면 알겠지만 두브로브니크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PLOCE(플로체), 왼쪽엔 PILE(필레)가 있다. GRUZ(그루츠)에는 시외버스터미널과 이탈리아로 가는 페리 정류장(?)이 있다. 교통의 중심이랄까. 그래서 그루츠 쪽엔 큰 쇼핑몰도 하나 있다. 다만 없는게 더 많다는 허술한 곳. 그리고 크게 적힌 LAPAD(라파드)와 그 끝쪽에 있는 BABIN KUK(바빈 쿠크). 하루는 바빈 쿠크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그다지 멀다고 생각되진 않았지만 나름 걸어서 1시간 거리다. 문제는 너무 덥다는거겠지.. 젠장 4월 중순이었음에도 무척 더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도 바빈 쿠크의 한적한 바다가 무척 좋아서 다시 한번 가고 싶었는데 이후에 발병나도록 일하느라 못 갔다. 아쉽아쉽. 




필레 게이트에서 나와 조금 걷다보면 볼 수 있는 바다 풍경이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도 있어 산책하기 좋아보였지만 높은 계단을 무서워하는 나로썬 굳이 도전해보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제법 깊어보였음에도 어찌나 물이 맑은지 바닥이 보인다. 내 생애 이렇게 맑은 바다는 처음 접해서 꽤나 신기하고 놀라고 부럽고.. 우리나라의 바다는 어딜가도 더러우니 조금 슬프다.




멋진 바다 풍경을 지나면 갈림길이 보인다.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그라드로 향하는 길이고, 왼쪽은 라파드와 바빈 쿠크로 가는 길이다. 물론 완전 분리된 것은 아닌듯했다. 그리고 요 근처에 꽃 집이 몇 군데 있는데 처음에는 의외의 장소에 좀 이해가 안됐지만 몇 번 오가던 중 다리가 아파 쉬는 도중에 근처에서 묘지를 발견했다. 꽤나 큰 규모였던 것 같은데 이 때문에 꽃집이 있었구나 싶었음.



아까 설명한 갈림길이다. 나는 1번으로 향한다.



우리나라의 N타워에 볼 수 있었던 저 자물쇠, 이곳에도 있다. 많이 낡았는데다가 드문드문 있어서 보기엔 조금 흉물스럽다. 저런건 대체 왜 하는거지 싶지만 만약 내가 신혼부부로 이곳에 왔다면 한번쯤 해놓고 가고 싶기도 하고... 뭐.. 



랄라랄라 라파드에 가까워진! 바로 요 근처에 꽤 크고 저렴한 호스텔도 몇 군데 있었다. 성벽에서 멀지 않으니 저렴한 가격의 방을 찾는다면 이정도도 괜찮을 것 같다. 



저 빨간색으로 표시된 위치에 서있었음. 겁나 크고 넓어보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올드타운이 겁내 작으니 다른 지역도 엄청 허벌라게 넓진 않다. 내게는 걸어다닐만 했음. 



호텔이 참 많다. 물론 저렴하지 않을테지.. 만약 차를 렌트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근처의 숙소도 괜찮을 듯. 일단 조용하고 올드타운과는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도 있으니까. 



초등학교로 추정되는 학교가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올드타운 근처에는 중고등학교로 보이는 학교와 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는데 초등학교는 어디있을까 많이 궁금했던 찰나에 발견해 신기신기.



이곳으로 쭉 걸으면 지대 자체가 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은근 언덕 느낌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겠.. 아무튼 이날 꽤나 더워서 혼자 나름 고생 좀 했다.



되도록이면 이 지도를 발견할 때마다 찍어뒀다. 구글지도보단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기 때문. 목표한 지점까지 거진 절반을 걸었다. 이때까지 한 30-40분 정도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



위에서 내려보는 풍경. 탁트인게 아주 맘에 들었다. 우리나라였다면 이미 아파트로 가려져 하나도 안 보였을 듯. 





STADION. 아마 경기장 뭐 이런 뜻이겠지. 꽉 닫힌 문 사이에 사람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봤던 것 같다. 




나름 쇼핑몰이라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다.. 끽해야 DM이랑 신발, 옷가게 몇 개 정도다. 정말 소박한 쇼핑몰 같으니라고. 카페가 제법 널찍하게 야외에 있으니 여유를 부리긴 좋다. 확실히 올드 타운보다는 저렴한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 



나름 라파드의 중심에 들어섰다. 물론 내가 기대했던 그런 분주하고 화려한 도시의 모습은 아니었다. 어딘가 모르게 사람이 별로 없고 한전한 도시. 하지만 나름의 여유가 참 부러웠다. 그들은 여행객들일까 주민들일까. 




저 중심에 나름 버스 환승센터의 역할을 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곳에서 표를 살 수 있고, 시간표도 확인할 수 있다. 분명 버스를 타면 굉장히 빨리 갔을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걸으며 시간을 떼우는 것이 나의 목적이었으므로.. 



독일에서도 platz로 불리는 저런 동그란 곳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장소다. 지도를 봐도 아무리 애를 써도 길을 너무 헤매기 때문이다. 하아 정말 너무너무 싫었다. 이날도 이곳에서 꽤나 여러 번 왔다갔다 하면서 길을 찾았다. 그리고 결국 길을 잘못 들어섰다. (그걸 알게된 것은 꽤 걸은 후지만)



요긴가 저긴가 엄청 찾아가며 표지판들을 찍어뒀는데 죄다 호텔 안내 뿐이다. 무슨 강원도 같은 표지판. 화나1!!



오~ 있어 보이는데 하면서 들어선 길. 나름 큰 길 아닌가 싶었는데 한참 걷다보니 구글맵 님께서 '골목에 진입했군'하며 날 비웃듯 내 위치를 안내해주셨다. 샹. 그래도 우연치고 괜찮은 길이긴 했다.



현대식 건물들이 종종 보이는 이곳엔 테니스 코트도 있었다. 역시 나름 서양애들이라고 팔다리 길쭉길쭉하더라. 부럽지만 찌는 듯한 태양을 피해 서둘러 걸었다.



개인적으로 걷기만 해도 좋았던 길이다. 한쪽엔 주르륵 식당들이 있는데 무척 배고팠지만 그때 시간이 10시 30분이어서 혼자 뭘 시켜먹긴 되게 민망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냥 커피 마시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걸었던 곳. 가격은 역시 뭐 깡패다. 근처에 호텔이 많아서 그런듯.






아이들 놀이터도 발견! 역시 뭐 별거 없다. 



한 호텔에서 조경해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꽤 괜찮은 공원이었다. 물론 들어가보진 않았다. 



드디어 바다를 만났다!



확실히 바닷가로 오니 바람도 많이 불고 시원했다. 이 근처엔 간이 바가 있어서 사람들이 한가로운 오전을 보내고 있었다. 역시 관광객이었을 것이다.



호텔과 각종 숙박업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풍경. 정말 조용해서 좋다. 바람도 시원해서 한참을 노래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걷다보니 발견한 카페? 바? 풍경은 참 좋아보였으나 겁나 더워보여서 패스.



이런 길을 걸어야 한다. 산책으론 무척 좋을 듯. 하지만 이 길의 끝은... 막다른 골목이었다. 잘못들어선 것. 하지만 더이상 걸을 힘도 의지도 없어져서 돌아서 다시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다시 한번 제대로 바빈쿠크를 가고 싶었지만 그 이후엔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훨씬 더워져서 엄두도 못냈다. 참고로 이때는 4월 말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멋진 바다를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었다.



뭐 음식 맛은 덜 짰다는 것에 의의를 두지만 풍경이 참 멋졌다. 뭐에 홀린듯 바라보면서 한참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으로 사진만으로도 땡볕인 꽃 사진들. 혼자 시간을 떼우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버스를 타고 다녀오길 추천한다. 차가 있다면 차로. 물론 걸으며 동네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는 것도 나쁘진 않다. 나처럼 :)

'No Plan, No Pain > Croat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Dubrovnik, 마주한 순간들(마지막)  (0) 2015.08.30
Dubrovnik, 먹은 흔적3  (0) 2015.08.09
Dubrovnik, 먹은 흔적2  (1) 2015.08.07
Dubrovnik, 먹은 흔적  (0) 2015.08.05
Dubrovnik, 걸어 오르는 스르지산  (0) 201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