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 Plan, No Pain/Croatia

Dubrovnik, 먹은 흔적

두브로브니크에서 먹은 음식들을 올려보기로 한다. 보통은 '먹은 흔적' 탭에 올려야 함이 정상이지만 너무 많고, 이제 꽤 오래 지나 정확한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대게 기록을 해뒀기에 찾아보면 분명 가격이 있으나. 어차피 인상됐을 수도 있고(귀찮음), 가게마다 가격이 비슷하기에(절약은 불가능) 일단 뚜렷한 기억만 추려본다. 


진심으로 이놈의 두브로브니크 숙소에서 인터넷이 조금만 제대로 됐다면 이지경으로 대충 올리진 않았을텐데. 아쉽다. 


1. 힐튼 호텔 로비 카페



두브로브니크에서 내가 사랑하는 곳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힐튼 호텔 로비에 넓다란 카페가 마련돼 있는데 단 한번도 힐튼에 머문 적이 없지만 종종 가서 인터넷을 마음껏 이용하고 왔다. 커피를 못 마시는 나는 항상 티를 주문했다. 밀크티였나. 아무튼 35쿠나 정도였던거 같다. 저렇게 티 세트로 나온다. 내가 원하는 티백을 골라 타서 마실 수 있고, 첫 날은 없었지만 이후엔 줄곧 간식으로 딱 좋은 과자도 함께 나왔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 안은 대게 야외 테이블인데 이곳은 실내 테이블에 푹신한 쇼파, 조용한 분위기로 나른한 시간을 보내긴 딱이다. 물론 여행자에겐 한시가 급하므로 굳이 찾을 이유 없겠지만 임시 거주자였던 내겐 너무 좋았다. 아 이곳엔 아이스 커피도 있다. 놀랍게도 구시가 내에 있는 카페보다 저렴하다.


2. 슈퍼 마켓 내의 빵가게



이젠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콘줌이었을지도. 가게 문 닫기 30분 전쯤에 가면 남은 빵을 마구 할인해준다. 처음엔 잘 모르고 갔다가 저렴하게 득템한 이후엔 늘 끝날 쯤가서 냉큼 사온다. 저 케익이 크로아티아의 명물 케이크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맛있다. 슈크림과 위 아래 바삭한 빵이 괜찮다. 얼만진 기억나지 않지만 역시 그다지 비싸진 않다. 


3. 초코크림 크로아상!



1인실로 온 후엔 마트에서 장을 본 뒤 간단하게 방에서 먹곤 했는데 즐겨 먹었던 것 중에 하나가 7days 크로아상이다. 숙소 주변의 마트에서는 초코크림만 팔고 있었는데 다른 마트에선 딸기 잼이 들어간 크로아상을 팔기도 한다. 굳이 독일에서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긴 한데 아마 독일에도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은근 되게 맛있다. 크로아상 옆에 있는 빵은 무식하게 '그냥 빵'이다. Kuchen이라는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독일 빵이다. 그러하다. 독일에서도 판다. 우유 없인 먹을 수 없는 뻑뻑함을 자랑한다. 참고로 말하면 크로아티아의 우유 나쁘지 않다. 다만 뭔가 비릿한 느낌이 조금 나는게 불만이라면 불만. 하지만 고소함은 뭐 좋다. 맹물 같은 한국 우유보단 백번 나음.



크로아상의 내부다. 저 깨알 같은 초콜렛이 신의 한수. 


4. 아시안 트위스트 식당



두브로브니크 내에 몇 없는 아시안 음식점. 물론 퓨전 음식이라는 것은 염두하자. 아 코코넛 쉬림프 누들을 선택헀는데 쓰디쓴 기억으로 남았다. 내겐 코코넛 향이 너무 강했고, 그냥 딱 동남아 느낌. 근데 심지어 느끼하기까지 해서 함께 주문한 콜라를 미친듯이 마신 기억. 그리고 해산물만 먹고 다 버린 기억.. 아깝다. 가격도 뭐 100쿠나는 훌쩍 넘는다. 다른 것은 맛있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가격도 후덜덜한데다가 맛에 대한 기억도 별로라서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12시 딱 점심에 가면 음식도 느리고 직원도 느리고.. 저녁 장사가 메인인듯. 부자 카페 2호점 가는 길에 볼 수 있다.


5. 성벽 문 주변의 식당



흔한 성벽 문말고 케이블 카를 타기 위해 골목을 오르다보면 나오는 주차장 부근의 문이 있다. 그 바로 앞에 식당이 하나 있는데 가격도 맛도 나쁘지 않다. 내가 먹었던 것은 치킨 뭐시기였는데 원래 나오는 것보다 한 덩어리 많은 것 같다. 서빙 하는 아저씨 하나 때문에 썩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양도 넉넉히 많고 맛있었다. 가격은 적당했다. 80쿠나 정도했다. 물론 음료는 별도다.


6. PORTUN





두브로브니크 내에 올드타운 호스텔이라고 있다. 비록 호스텔 안에서는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하지만 호스텔까지 가는데 계단이 없어 참 좋았던 곳이다. 호스텔에 나오면 식당도 즐비한데 그 중 하나가 이곳이다. 호객하는 아저씨 인상도 정말 좋고 젠틀하다. 밥도 파스타도 맛있었는데 개인적으론 저 밥의 소스가 좀 짰다. 파스타는 다른 곳과 다르게 면이 굵은 편이었는데 맛이 좋았다. 정말 다시 먹고 싶은 파스타 중 하나다. 파스타의 소금기는 적정이었던 것 같다. 음료와 함께 하면 딱인듯. 뭐 가격은 70-80쿠나 대였던 것 같다. 각각.


7. 아이스크림 크레페



개인적으로 크레페를 두브로브니크에서 처음 먹어본다. 떠나기 며칠 전 호시탐탐 노렸던 아이스크림 크레페를 먹었다. 가격은 25-30쿠나 사이였던 것 같다. 토핑과 소스는 고를 수 있다. 아이스크림도 몇 종류 안되지만 고를 수 있음. 즐겨 가던 햄버거 집에서 먹었는데 정말 딱이었다. 햄버거 먹고 아이스크림 크레페까지 먹으면 입맛엔 딱이지만 배터져서 죽을 수도. 


8. 야매 케밥



두브로브니크에도 케밥 집이 있다. 독일에서 진짜 케밥을 접한 내겐 그저 야매로 보일 뿐이지만 나름 모양새는 갖췄다. 이곳이 무엇보다 좋은 것은 스파이시 소스가 있다는 점. 말만 매운게 아니고 실제로 얼큰하다. 매운 음식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이곳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점이다. 가격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음료와 함께 하면 50쿠나 케밥만 선택하면 45쿠나였다. 이곳은 감자튀김으로도 나름 알려졌는데 그 이유가 '짜지 않아서'다. 하지만 피자는 파워 소금! 이니 조심할 것. 진짜 피자 한조각 샀다가 다 먹지도 못함. 아까비. 


9. 누구나 간다는 그곳




항구 주변에 있는 식당.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간다는 그곳. 개인적으로 저 오징어 좋아한다. 하지만 호불호가 심하게 갈려서 굳이 추천하진 않는다. 그 위의 국물은 해산물 리조또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러하다. 맛은.. 덜 익은 쌀죽느낌이다. 아주아주 별로. 이곳에선 그냥 새우 구이랑 오징어 튀김이나 먹는게 제일이다. 양도 드럽게 많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맥주와 빵도 넉넉히 주니까 그냥 그렇게만 먹어도 배 터진다.


10. 아이스크림




워낙 날씨가 덥다보니 아이스크림 하나는 기본 장착인데 여러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맛은 거기서 거기다. 이탈리아 가기 전까진 맛있다고 먹었는데 이탈리아 다녀온 뒤로 그냥 다 오징어됨. 어디서 먹으나 똑같이 야매 젤라또 느낌이다. 그냥 저렴하고 양 많은 곳에서 메뉴 선택을 잘하면 그나마 선빵한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스쿱에 보통 10쿠나 했던 것 같다. 비싼 곳은 또 비싸긴 하다.


11. 폭풍 식사 이곳에서







참고로 이 모든게 여자 둘이서 먹은 양이다. 아마 스르지산에 올라갔다가 히치하이킹으로 내려온 날로 기억되는데, 늦은 시간이라 무척 허기졌던 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해산물 리조또+링귀니크림파스타+오징어튀김이라니.. 200쿠나 넘게 나왔던 것 같다. 보다시피 양은 어마어마하다. 맛도 좋다. 별 차이는 없지만 오징어 튀김(깔라마리)도 괜찮았다. 밥은 유명한 그곳보단 잘 익여 나왔고, 파스타도 좋았다. 위치는.. 애매한데 아침에 장서는 그곳. 구시가 내에 있는 유일한 호텔이 있는 그곳. 그 작은 광장에 퍼런 스프라이트 테이블을 자랑하는 곳이다. 한국 사람도 꽤 많은 것 같다. 


두 달 동안 먹은 흔적이니 꽤 많다. 다음 번에도 이어서 올리겠음. 

참고로 두브로브니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금기다. 지금 올린 곳은 주의할 몇 곳과 몇 개의 메뉴를 제외하면 무난히 먹을 만한 음식들이었다. 망할 소금. 아마 이들은 설탕을 쓸 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백주부를 불러야 한다. 으아ㅏ


항상 두브로브니크의 음식하면 역시 기승전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