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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lan, No Pain/Croatia

Dubrovnik, 먹은 흔적3

아 올릴 사진 준비하다가 급 삼겹살이 땡겨서 다 팽겨치고 슈퍼 다녀왔는데 목살 밖에 없어서 우울우울.

망해버려 REWE!!! Netto엔 삼겹살 싸고 많았는데... 


아무튼 이제 마지막 사진들을 턴다. 거의 후반부의 사진들이라 해먹은 사진도 많다. 게다가 총 기간은 2달이라지만 중간중간 일주일씩 휴가를 다녀왔기에 실제로는 한달하고 2, 3주 거주한 셈이랄까. 후반부엔 친구가 한국음식을 택배로 배송해줘 유용하게 냠냠먹었다.


1. portun에서 브런치~



가끔 미친 날이 있다. 돈을 쓰고 싶어 미친 것 같은 그런 날. 아마 그런 날이었겠지 무슨 여유가 있다고 브런치를 쳐먹고 또 점심을 쳐먹는지. 그냥 저 오믈렛이 먹어보고 싶었던 것일수도. 호사를 부렸다. 맛은 있었다. 조금 짜긴 했지만 스프라이트와 먹으니 천상 조합이었음.



사실 오믈렛을 식당에서 주문해 먹어보는 것이 처음이라. 살짝 당황&기대였는데 괜찮았다. 안엔 베이컨이 들어있었고 계란은 겉에만 바삭하게 익혀진 정도라 신기했다. 아마 난 절대 만들 수 없을거야.. 브런치라 가격도 그다지 비싸진 않다.



2. 한인 마트에서 공수한 물품들



개인적으로 구호물자를 받아 볼 일이 평생에 없었던 지라 이런 기분 처음이었다. 물론 감사하게도 이후에 한국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구제 식량이 도착했지만. 이 모든 것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마트에서 사온 것이라고.. 한인 마트보다 중국 마트가 쌌다는 재미난 진실도 들었다.



이때 짜파게티와 불닭볶음면의 진정한 콜라보를 맛봄... 아... 개 맛있음. 다만 너무 오랜만에 매운 것을 먹어서 속이 뒤집어짐 ㅋㅋ그래도 행복했다는 것이 결론. (결국 독일에 도착해서 어머니에게 부탁해 불닭볶음면과 짜파게티를 받았다. 어째 이곳 한인마트엔 안팔아..)



3. 나른한 한끼



자주 해먹었던 것이 바로 저 소세지 볶음이다. 맛있음. 다만 냄비 밥이라 밥이 좀 덜 익는게 안타까움.



4. 타바스코의 피자! 



맨날 이름은 까먹지만 '피자 먹을 때 뿌리는 핫소스'로 기억하는 타바스코. 야외 테이블 및 실내 테이블까지 넉넉한 테이블을 자랑하지만 직원은 한 명 뿐이라 주문은 늘 오래걸리는 이곳. 그래도 피자와 라쟈냐를 시켜도 100쿠나 조금 넘는 가격에 먹을 수 있어 합리적인 이곳. 친구와 마지막으로 타바스코에 가던 날 길에서 50쿠나를 줏은 나는 더 싸게 먹음 ㅋㅋ



5. 소박한 한끼



소박하지만 절대 두브로브니크에선 꿈꿀 수 없는 한끼다. 육개장과 김&김치 때문!!!!



결국 밥도 볶았지. 역시 아파트먼트에 있으면 이런 점이 좋다. 개인적으로 내가 여행으로 묵었던 숙소 중에 가장 좋았는데 위치도 성 내에서 계단을 아주 조금 오르면 되는 위치에 있었고, 방이.. 아니 집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완전 좋은 원룸이었다. 무엇보다 장기로 묵는 우리를 위해 2~3일에 한번씩 대청소를 해줬다. 개좋아!! 뭐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겠지만 두 명이서 묵는다면 호텔보다 나은 것 같다. 물론 바다뷰는 볼 수 없다. 



6. 삼겹살 파티!




돌이켜보면 참 잘도 처먹었던 것 같다. 삼겹살. 콘줌에 가보면 굉~장~히 싸다. 아마 이들은 삼겹살을 거의 먹지 않는 것 같았는데 정말 독일보다 쌈. 한근이 600그람으로 알고 있는데 한근에 2, 3유로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완전 사랑함. 그래서 두 번 사먹었다. 고추도 판다. 크기도 시원시원한데 겁나 맵다. 하지만 매운 맛이 또 한국인의 맛 아니겠음? 



7. 카레도 해먹음



모든 솜씨는 친구의 솜씨라는 것을 뒤늦게나마 말해주고 싶다. 어쩐 일인지 나를 믿지 못하는 친구는 음식을 주로 했고, 난 매번 설거지를 담당했다. 물론 탁월한 선택이었지, 내가 만들었다면 아마 던져버렸을거니까. 아무튼 고기를 따로 준비하지 못한 우리는 남은 소세지를 넣어 맛있게 만들었다. 이후 런던과 피렌체에서 각각 카레를 맛봤었다.



8. 냉동 피자의 변신



고작 1~2주 머무는 내친구지만 타바스코 소스를 구매했다. 대단 ㅋㅋ 그리고 그걸 다 먹었다. 그게 더 신기. 한끼가 귀찮았던 우린 냉동 피자를 구입했다. 1~2유로 내에 구입할 수 있음. 거기에 모짜렐라 치즈도 하나 샀다. 우리나라처럼 말린 것이 없어 생 모짜렐라 치즈를 구입했는데 괜찮았다. 물기를 빼서 썰고 얹으면 됨. 진짜 엄청 맛있다. 아마 그냥 먹는 것보다 100배는 맛있었던 것 같음.



9. 점점 빈약해지는 식사



밥은 늘 반반이라 타거나 덜 익거나여서 꼭 볶음밥을 함께 해먹어야 했다. 막판에 가니 재료가 거의 다 떨어져서 먹을 수 있음 음식의 종류가 많지 않았다. 그래도 감사함. 그래도 미역국 어디서 먹겠어 ㅠㅠ



10. 찾다 보니 발견한 그릴 새우 구이의 디테일



이러하시다. 아.. 침나옴. 개 맛잇음


11. 두 번째 삼겹살 파티




삼겹살 파티는 언제나 경건하다. 아 고기 또 먹고 싶다. 하지만 목살과 삼겹살은 확연히 다른 맛이다. 분명. 진짜. 다음주 장볼 땐 꼭 삼겹살을 사수해야지.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엄청 비싼 것 같긴하다. 



12. 다시 한번 햄버거~



햄버거는 사랑이다. 친구덕에 알게된 의외의 조합. 마요네즈와 머스터드 소스가 최고였음. 사실 이때까지 소스 두 개 말할 수 있는지 몰랐음.. 아무튼 강추한다. 하지만 아메리칸 버거나 이런 비프류의 햄버거는 패티가 별로라고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난 좋았지만 이미 도시의 선진 문물을 겪고 온 친구에겐 엄청 구린 맛이었는 듯. 하지만 두브로브니크에 갖혀 있어보라. 저것도 신세계다.



13. 최고의 커피우유



은근 겁나 비싸서 두 번 밖에 못 먹은 녀석이긴 한데(커피를 원래 못 마시기도 함) 진짜 맛있다. 우유의 그 부드러움이 상상초월! 하지만 아무데서나 파는게 아니라 찾아다녀야 한다. 물론 난 어디서 파는지 암.. ㅋㅋㅋ 성 내의 호텔 맞은 편에 있는 마트가 하나 있다. 골목에 위치한. 콘줌말고. 그곳에 가면 판다. 진짜진짜 맛있음.



14. 또 한번의 비빔밥



이땐 아마 영국 여행 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서인지 겁나 맛없게 느껴졌다. 영국 한인 민박에서 워낙 음식을 잘 먹어서 그런듯. 옆에 있는 것은 간장 종지가 아니고 국이다. 건더기는 별로 없는 된장국. 여전히 김치는 없다. 



15. 절대 먹지 말아야 할 것



아마 크로아티아 여행을 다녀온 직후의 일인 것 같은데.. 저녁 9시 넘어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나는 인근에서 숙소를 잡아 하룻밤을 자기로 했다. 숙소 아지매가 워낙 느려터져서 저녁을 먹으러 나온 것은 거의 10시가 다 돼서였는데 이런 시골 촌구석에서 뭘 찾기가 힘들긴 했다. 그 중 딱 한 곳 식당이 열어서 냅다 갔다. 그곳은 11시 12시까지 영업하는 곳이었는데 일단 기쁜 마음으로 주문을 기다리는데 이년이 오질 않는다. 일부러인지 아닌지 손님도 없는데 왜 오질 않아!!!!!! 하다가 빡쳐서 직접 주문하러 감. 이때부터 별로였음. 저 맥주 보이시나. 내 평생 먹어본 라들러 중에 가장 쓰레기 맛이었다. 술을 엔간해서 남기지 않는데 다 버림. 토할 것 같은 맛. 심지어 메뉴판엔 0.5l라고 적혀있었는데 0.33l 줌 ㅋㅋㅋㅋㅋ 가격도 훨 비쌈ㅋㅋㅋㅋ 근데 지들 메뉴판 실수면서 돈은 나보고 내라고 함 샹년이 ㅋㅋㅋㅋ



까르보나라. 생햄이 올려진 것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극악의 짠도를 갖고 있다. ㅋㅋㅋ저 맛없는 맥주를 마실 수 밖에 없... 시발!!!! 그래도 돈도 무척 아깝고 출발 직전에 간단히 먹은 것을 제외하면 내내 공복 상태였으므로 다 먹었다. 먹고 물 엄청 마심. 하.. 진짜 여행자들이 잘 안갈 지역이긴 하지만 만약 간다하면 두손 두발을 다 써서라도 말리고 싶다. 가격도 안쌈. 그래서 팁 안줌 빡침 ㅋㅋ



16. 부엌이 없는 1인실에서의 조촐한 식사들



빵과 라면과 맥주. 이상한 조화지만 먹을 것만 있어도 감사하던 시기였다. 제대로 끼니를 떼우지 못해 살이 가장 많이 빠지던 때였으니까. 주로 오후부터 저녁에 일을 했던 나는 누가 뭐래도 저녁 한끼는 배부르게 먹자 싶어 저렇게 먹음. 그래 독일에선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 ㅋㅋㅋ



어쩌다 딸기가 내손에! 엄청 신났다. 공짜로 얻은 딸기라니 하면서. 근데 생긴 것과 달리 겁나 아무 맛도 없다. 달지도 시지도 않아. 딸기 모양, 딸기 느낌의 다른 것을 먹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결국 반 정도 먹다가 포기. 그것도 겁나 배고팠고, 오랜 만에 보는 과일이라 그럤지 지금 같았음 그냥 버렸..



똑똑한 내친구는 일반 햇반으로 안된다는 것을 잘 안다. 큰 공기를 보내줌. 근데 그것도 사실 부족했다. 하루에 한끼 제대로 먹는데 당연히 부족...ㅋㅋㅋㅋ 아무튼 두고두고 감사해서 한국 갈때 한짐 챙겨갈 생각이다.



혼자 먹다가 도저히 못 먹겠어서 포장해온 타바스코의 피자. 아마 매운 고추가 들어간 뭐시기를 시킨 것 같은데 뭐 짜다. 식으니 더 짜다. 그래도 맥주와 찰떡 궁합! 사진에 보이는 저 맥주가 싸서 많이 먹었다. 근데 재밌는건 슈퍼마다 싼 맥주 종류가 다르다는 것. ㅋㅋ



북어국을 위해 내 고귀한 맥주 잔을 희생하기도 했다. 북어국 원샷!



어떤 마트에선 PIVO가 저렴해서. 개인적으론 PIVO가 종류도 많고 더 맛있었음. 아마 초록색이 알콜 도수가 더 낮음. 파란색이 높고. 주인공은 치킨 윙인데 어째서 뒤로 밀려나있다. 공항버스 타는 곳 맞은 편에 보면 파는 곳이 있다. 날개 5조각에 30-40쿠나 했던 것 같은데 감자튀김도 들어있어서 먹을 만하다. 테스트로 주문해본 것이라 5조각을 시켰는데 다시 간다면 10조각 시켜서 폭풍 흡입하고 싶다 ㅋㅋㅋ


겁나 매운 고추와 고추장의 조화! 배탈남. 망할 ㅋㅋㅋ



이로써 구구절절 사연도 많은 두브로브니크에서의 끼니들을 모두 공개했다. 집도 절도 없는 인간이라 참 여러 군데에 묵었는데 생활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먹은 음식도 달랐다. 뭔가 생태계를 파악하는 자료...ㅋㅋㅋ 아무튼 객관적으로 회고하자면 두브로브니크 성 주변의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무척 제한적이지만 아예 먹을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인근엔 부엌 딸린 아파트먼트가 많기에 직접 해먹을 가능성도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1, 2일만 묵는 이곳에서 굳이 해먹는 것은 비추한다. 재료를 다 사면 아까우니까. 대신 추천한 집 위주로 해서 덜 짠 곳을 찾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부모님은 전라남도 분들이라 난 어릴 적부터 맵고 짠 것에 대한 조기교육을 받아 남들보다 짜게 맵게 먹는다고 자부했지만 이곳에선 넉다운됐다. 한국의 짠 맛과는 비교 불가다. 모든 사람이 음식점에서 음료수를 미친 듯이 마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생햄이 들어간 것은 그냥 짜다고 보면 된다. 설탕을 쓸 줄 모르는 것인지 정말 겁나 짠건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내게 재미있는 가설을 들려줬는데, 과거 세르비아-크로아티아 시절 소금이 매우 귀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소금을 팍팍 쳐서 음식을 하는게 예의였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짠거냐고!!! 본격 손님 절이는 이야기인가. 아무튼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소금쟁이가 되고 싶지 않다면 꼭 식사 주문 시 덜 짜게 해달라 혹은 소금을 빼달라고 전해라. 사실 이들의 입맛이 이미 소금인지라 어떤게 덜 짠지 이해할런진 모르겠으나. 


역시 두브로브니크의 음식은 기승전 소금이다. 자나깨나 소금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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