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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lan, No Pain/Croatia

Dubrovnik, 먹은 흔적2

드디어 두브로브니크에서 먹은 음식들 2탄. 

사실 일하러 갔는데 체제비로 너무 많이 쓰는게 아까워서 남들 다간다는 음식점은 거의 안갔다.

게다가 혼자서 매일 레스토랑 같은데 가서 뭐 썰고 있기도 좀 그렇고

물론 못할 것은 없는데 커플들이 워낙 많은 동네라.. 외롭고 슬프잖.


그래도 나름 열심히 먹고 다니긴 했다.

얻어 먹는 날도 종종 있었는데, 뭐랄까 식전 촬영이 민망해서 기억에만 남기기로 했다.


아무튼, 두 번째 포스팅 시작.



1. 두브로브니크의 어딘가에서 먹은 파스타



라파드 가는 길에 있던 레스토랑이었다. 둘러둘러 다니며 사실 여러 식당을 발견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격도 메뉴도. 그러던 와중에 사람도 많지 않고 뷰도 꽤 괜찮은 식당을 하나 발견했다. 그래서 냅다 들어갔더니 막 12시가 된 참에 온 손님이 익숙치 않은지 좀처럼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 성격 급한 한국인(안자랑)인 나는 메뉴판을 들고 가서 주문했다. 그러자 나온 식전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꽤나 괜찮았다. 그냥 딱딱한 빵도 아니고, 발라먹을 참치 샐러드도 함께라니! 라며 신나했지만. 역시 이들의 사기였다. ㅎㅎㅎ 돈냄.



저기 바구니의 빵이 식전빵이다. 앞서 나온 빵을 맛있게 다 먹을 때 쯤 나와서 당혹&짜증을 유발했던. 샹! 볼로네제 파스타를 주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맛은 그냥 그럼. 독일에서 소스 사다가 만드는 그냥 그런 일반적인 맛. 이딴걸 70쿠나 주고 먹었으니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부들부들. 하지만 뷰는 정말 좋았다. 그거 하나 만족하며 돈냈다. 열받아서 팁 빠이.



2. 한국음식점 강남스타일




태어나서 외국에서 한국음식을 사먹은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내가 만약 독일에서 일을 하던 중이었다면 아니 적어도 자그레브에 거주하고 있었더라면 절대 사먹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두브로브니크는 외식의 무덤이다. 짜고 비싸기만 하다. 가격이 다 소금 값인거 같아. 아무튼 향수병인지, 그냥 지친 것인지 몸이 많이 안 좋던 날. 아픈 몸을 이끌고 강남스타일로 향했다. 생각과는 다르게 한국인이 서빙하고 있지 않았다. 강남스타일에서 두 번 정도 비빔밥을 먹었었는데, 첫 번째는 너무나 오랜 만이라 그런지 미친 듯이 맛있게 먹었더랬다. 하지만 영국에서 한식을 마구마구 먹고 온 후의 비빔밥은 쉣. 돈이 아까워서 겨우 다 먹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 듯. 정말 한국음식이 그리운 사람에겐 추천하나, 2주 이하의 여행 일정이거나 본인에게 라면이라는 총알탄이 꽤 있다면 굳이 가서 먹을 필욘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 돈으로 차라리 스테이크를 사먹어라. 김치도 안준다. 쳇.



3. 누구나 아는 그 집(로칸다)



사랑해 마지 않는 새우 그릴구이. 착한 가격에 오동통한 새우를 마구 먹을 수 있다.



홍합.. 추천하지 않겠다. 겁나 짜다. 소금물에 끓인 홍합인데, 어.. 그러니까 소금을 실수로 왕창 쏟아 내놓은 맛이다. 정말 ㅋㅋ 아까워서 억지로 먹긴 했으나 결국 다 먹지 못했다. 홍합에 맥주 마시면 수분 부족으로 쓰러질 듯 ㅋㅋ



그나마 로칸다의 식전 빵은 먹을만하다. 물론 이탈리아가서 식전 빵이 어디까지 딱딱할 수 있는지 체험했지만 한국에서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주는 부드러운 식전 빵을 생각헀던 나는 매번 당혹스럽긴 했다.


4. 아파트에서 해먹기



꽤 오랫만에 먹은 한식이었다. 두브로브니크에서 아파트먼트에 묵는다면 장을 봐와서 직접 해먹어도 나쁘지 않다. 여행까지 와서 무슨 밥을 해! 라고 싶지만 하루 이틀 먹는게 아니다보니 난 개인적으로 사먹는 음식에 질려버림. 쌀은 DM에서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잘 고르면 한국 쌀과 비슷한 질감의 쌀을 구매할 수 있다. 



5. 후식엔 감자칩!!



한국에서는 과자를 거의 사먹지 않는다. 물론 독일에서도 과자를 사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만큼 식사만 딱 하고 마는 체질인데 두브로브니크에선 이 과자를 여러 번 사먹었다. 단연코 우리나라 감자칩과는 양부터 남다르다. 보통 하나를 사서 일주일 넘게 먹곤 했다. 내가 있던 당시에 건조한 편이라 가능했겠지만. 개인적으론 허니버터칩보다 맛있게 먹음. 대신 맛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베이컨은 좀 느끼했.. 양파 맛이 참 좋다. 



6.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브런치



우체국이 있는 골목에 위치한 곳인데 가격도 착하고 맛도 참 좋았다. 생햄은 좀 많이 짜지만 오렌지 쥬스와 함께 먹으면 딱 좋은 맛이다. 특히 이곳은 오렌지 쥬스를 직접 짜 주는 곳이다. 아주 좋음. 브런치는 30쿠나 내외로 먹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7. 현지인이 많은 햄버거집



너무너무너무나 좋아하는 집이다. 일주일에 6번 정도 갔던 것 같은데, 이유인 즉슨 야채가 참 많고, 양이 많다. 그리고 싸다. 관광객보단 인근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 같았다. 내가 묵던 호스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여기서 자주 봤다. 메뉴도 참 많다. 물론 맛은 비슷비슷하다. 대신 햄버거에 들어가는 야채를 넣고 뺄 수 있으며, 소스도 선택할 수 있다. 약간 서브웨이 느낌. 양파를 싫어하는 내게 이곳은 천국이었다. 하악하악.





내 손이 절대 작은 편이 아니다. 웬만한 남자 손 크기(안자랑). 내 손바닥만 하다. 만약 간단하게 맛을 볼 요량이라면 2명이서 하나만 시켜서 나눠 먹어라. 배고프면 1인 1개! 물론 나는 1개를 다 먹어야 양이 찼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치킨 버거. 닭가슴살을 그릴에 즉석에서 구운 뒤 만들기에 속이 알차고 맛있다!! 



8. 라면



친구느님께서 친히 하사하고 간 컵라면. 한국에선 줘도 안 먹던게 외국에선 왜이리 맛있는지. 



9. 망한 파스타



살아오면서 가장 망한 음식이 뭐였냐면 1. 순두부 찌개 2. 케이크 였다. 하지만 이 음식을 맛 본 순간 하나 추가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이 파스타다. 재료 값이 거의 한 끼 제대로 레스토랑에서 먹을 가격이었는데 옘병. 소스를 완전히 잘못 샀다. 혹 소스를 살 사람이라면 꼭 토마토 그림이 그려진 것을 사야한다. 매운 것이 먹고 싶다고 냅다 고추가 잔뜩 그려진 소스를 샀다가 낭패를 봤다. 그것은 파스타 용이 아니고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소스. 우리나라로 치면 고추장일까. 아무튼 맛도 드럽게 없는데 이상한 향도 난다. 정말 두 스푼 뜨다가 다 버림. 맥주만 들이킴. ㅋㅋㅋㅋ젠장.



10. 반만 성공한 파스타



만들다가 지인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어라! 오징어도 넣고 잘했네!'라고 해서 식겁했다. 오징어가 어딨어 베이컨 밖에 안 넣었는데.... 라고 할만큼 비주얼은 별로다. 맛도 뭐 그냥 그렇다. 저 소스를 통채로 버린 후에 빡쳐서, 남은 재료가 아까워서 다시 한 번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샀는데 역시 맛은 없다. 아무래도 크로아티아 사람들 입맛을 모르겠다. 그냥 빨리 독일 가고 싶었음. 하아. 그냥 파스타는 사먹는게 낫다. 백번 낫다.



11. 새똥+느끼함+비쌈=최악의 식당



요거마니아(이 요거트 아이스크림 집 강추) 골목. 이 아이스크림 집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가게다. 늘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데 그날 따라 미쳐서 거길 갔다. 점심 시간이 30분 정도 남은 터라 사람도 거의 없었고, 누가 여기서 먹은 걸 본 적이 없어 도전의 마음으로 가긴 했는데 정말 빡침. 세 번 빡침.



아니.. 같은 가격에 얘넨 이딴 오렌지 쥬스를 준다. 심지어 크기도 엄청 작다. 1차로 화났지만 참음. 근데 문제는 그 뿐이 아니라 종업원도 싸가지 없음. 주문도 받으러 오지 않고, 호객하는 인간도 내가 앉고 음료를 받은 순간부터 쳐다도 안 봄. 역시 잡은 물고기한텐 관심도 없다. 



크림리조또. 쌀은 하나도 익지 않았고, 소스는 겉돈다. 거기다 간은 무척 짜고, 내용물이라 할 수 있는 버섯도 많이 없다. 이따위 음식을 80쿠나 정도 받는다는게 믿기지 않음. 게다가 음식 나오기 전 갑자기 새똥을 맞았다. 아니 사람도 없는데 자리를 안내해줘도 그늘막 하나 없는 자리를 안내 해준 것. 새똥을 맞아 닦아야 한다 휴지를 달라 했는데도 나와보지도 않음. 그냥 휴지 주고 모른척 ㅋㅋ 괜찮냐고 묻지도 않아. 아무튼 싸가지도 더럽게 없는데 맛도 더럽게 없다. 가격은? 그래 호갱이다. 진심 비추함. 



12. 또 한 번 마트 빵!


마트 빵이 저렴하고 맛도 나쁘지 않아 자주 사먹었는데, 사실 저 피자 빵 같은 건 비추한다. 딱딱하고 짜다. 아무래도 전자렌지에 데워 먹어야 하는 것인 듯. 그리고 저 옆에 동그란 빵은 독일에서도 종종 사먹고 있는데 꽤 맛있다. 안에 딸기쨈 들음. 다만 좀 많이 달다. 이점은 참고하길. 



많이 안 사먹은 것 같은데도 의외로 사진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결국.. 한 번 더 가야할 판. 뭐. 먹는 이야기는 항상 넘쳐나니까. 이탈리아에서 먹고 마신 흔적이 가장 화려한데 빨리 크로아티아 편을 마무리 짓고 넘어가고 싶다. 크로아티아에서 먹는 이야기는 너무 가혹한 과거 회상이다. 이때 살도 가장 많이 빠졌다. 그만큼 입맛이 맞지 않아 힘들었다. 모두들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