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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기

베를린 DHL 파업 후유증

되는게 없는 요즘. 일상이 엉망진창이다. 


******** 독일에서 소포 받기란 도를 쌓는 일이다. 마침 부모님은 주소도 잘못 써주셔서 전화해서 주소를 변경하든 직접 찾으러가든 어떤 액션이든 취해야 한다. 하지만 전화는 백만번을 해도 불통이고, 찾아가도 전화로 해결하라며 밀어내거나 파업이 이제 막 끝나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 뿐이었다. 


"그럼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모르겠다. 기다려라"

"하...ㅁㅇ라ㅓ마;ㅇㄴ럼ㄴㅇ러"


불라불라하는 직원의 말 중에 '4주'라는 불길한 단어가 들리긴 했으나 애써 아닐거라 마음을 다 잡아본다.

당분간은 매일 뉴스와 Deutsche Post 웹사이트를 방문하며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 

최악의 경우 보내주신 소포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




**** 이게 여름이긴 한지.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날부터 매일 비가 온다. 그것도 8시부터 1시엔 꼭^^

우산도 없이 걸어다니는 베를린 뚜벅이에게 최악의 상황. 재미난건 겨우 집에 도착하면 비가 뚝 그쳐있다는 것이다. scheisse...

진짜 욕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심지어 따뜻하지도 않아 매일 긴팔을 입어야 한다.

마지막 빨래 때 더우니까 여름 옷만 우선 빨았는데 망한 선택이었던 것. 빨래한 다음 날부터 하루도 맑지 않았다.


7월 한창 때 19, 20도를 오가는 날씨라니. 


선생님은 이상기온이라 말했다. 보통의 7월은 매우 맑다고. 6월만 날이 좀 좋지 않은데 올해는 본인도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그래 결국 나는 7년 전 드레스덴에서 겨울의 이상기온을, 올해 베를린에서 여름의 이상기온을 즐기고..


그러니까 나는 단 한번도 일반적인 독일의 날씨를 체험하지 못하고 ㅋㅋㅋㅋ 1년을 보내는 셈이다. 



*** 룸메라고 하긴 뭐하지만 나름 WG니까 우린 주방과 화장실, 샤워실을 공유한다. 나는 분명 전주인에게서 우리 층엔 독일인들이 많으며 무척 까다로운 편이라고, 깨끗한 편이니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들었다. 특히 샤워 후 머리카락은 꼭 다 치워야 한다고. 그래서 썩 내키진 않지만 매번 깨끗하게 치우고 나왔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계속 치워지지 않은 머리카락을 발견한다. 


하... 까탈스러운 독일인들 다 죽었니. 왜이래. 


아마도 새로 입주한 외국인들인 것 같은데. 이럴 땐 뭐라고 해야 하나. 벽보라도 붙일까. 아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나도 치우지 말까. 머리가 복잡하다. 진짜 이딴 거까지 나를 괴롭힐 줄이야. 




************** 아침부터 개빡치는 일이 있었다. 콘프레이크를 타먹기 위해 사다 놓은 우유. 한번 먹고 아침을 잘 먹지 않아 그냥 뒀었다. 그러다가 하루는 일찍 일어나 타먹으려고 우유를 부었더니. ^^^ 세 모금이나 나오나. 시발ㅋㅋㅋㅋ욕이 튀어나옴. 가만히 뒀을 뿐인데 90%의 우유가 사라진 셈이다. 그래 3일만에 우유가 냉장고에서 증발...은 개뿔 어떤 새끼가 처먹었는지 진짜 ㅋㅋㅋㅋ


전주인 어록이라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뭐? 그릇이나 이런거 설거지 후에 말리려고 둬도 아무도 안가져간다더니 5시간 사이에 내 냄비 뚜껑을 누군가 쓰고 있었다. 설거지 하다가 잠시 Schwamm.. 스폰지인가 아무튼 그걸 냅뒀는데 누가 낚아 채감. 그래 내 것이 새것이다만 그건 내 것이 아니겠니? 이 개xxx야. 라고 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기다렸다가 챙겨왔다.


그래 이런거 다 참을 수 있는데 우유를 다 처마시다니. 하 ㅋㅋㅋ 그래서 이제 나의 모든 서랍을 잠궜다. 냉장고도 물론. 아 빡친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개같은 나날이 계속될까. 말도 안된다. 총체적난국. 익숙해지나 했더니 사건사고가 난무하다. 일단 빨리 택배나 해결됐음 좋겠다. 매일매일 식사도 거른채 10km를 걸어가며 우체국을 방문하지만 매번 답이 없다. 휴.. 불과 두 달 전에도 파업했던 거 같은데 진짜 무슨 문제인건지 이해가 안된다. 뉴스나 정독해봐야지.. 숙제도 하고.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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