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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lan, No Pain/Croatia

Dubrovnik, 첫 만남은 아름다웠지



# 서울-도쿄-빈-베를린-빈-두브로브니크

4월 4일 출국해 4월 9일에 도착한 두브로브니크.

친구의 연락이 아니었다면, 생각도 안했던 도시였다. (참고로 그 유명하다는 '꽃누나'도 안 봤었다..)

솔직히 말하면 축구를 잘한다는 것 말고는 '크로아티아'라는 나라에 대한 정보도 없던 상황.

크로아티아의 화폐 단위인 쿠나(Kuna)와 친해지는 것도 무척 오래 걸렸다.


여러 나라를 거치며 조금씩 불어난 짐과 지난 5일 간의 여행으로 마음은 팍팍해져 있었으나

하늘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는 아름다웠다. 

두브로브니크 공항은 매우 작다. 그래도 하루에 꽤 여러 노선의 비행기가 뜬다.

나 역시 이 공항을 통해 각각 런던과 로마로 떠났었다.

그만큼 여러 나라의 유럽인들이 방문하는 휴양지라는 것.



돈이 많거나, 짐이 너무 많아 택시를 타는 경우가 아니면 대체로 공항과 구도심을 연결하는 버스를 타야한다.

짐을 찾아 나오면 은행 회사별로 ATM이 늘어져 있다.

색이 마음에 드는 기계로 가서 찾으면 된다. 수수료 조건에 별 차이가 없으니..


비자든 마스터든 인출할 땐 US 달러로 계산할 지, 크로아티아 화폐 단위 쿠나(KUNA)로 바로 계산할 지 물어본다.

처음에는 달러 환전을 택했는데 이후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이중 환전이기에 수수료가 더 든다더라.

특별히 계산은 안해봐서 모르겠음.


구도심과 공항을 연결하는 버스 요금은 편도가 40쿠나, 왕복이 70쿠나다.

왕복의 경우 사용하는 날이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평생 두브로브니크에서 살 생각이 아니라면 왕복을 구매하는게 저렴하다.

(아 물론, 그곳에 도착해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경우는 편도만 사면 된다.)


이미 2달을 지내며 온갖 모습을 다 봤던지라 이제는 별로 흥미가 없지만.

아마 두브로브니크에 처음 도착한 이들에게 공항 버스에서 볼 수 있는 풍경도 놓칠 수 없는 장관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감상하기 위해선 꼭 운전사 뒷쪽 라인으로 타야한다.

도착해서 그것도 모르고 반대쪽에 탔다가 혼돈의 사진만 남음.



반대쪽, 즉 운전자 석 방향에 보이는 풍경 ㅠㅠ



▲잘못 잡은 자리에서 보이는 시골풍경..


* 참고로 두브로브니크 공항 와이파이는 15분만 무료로 제공한다. 왓더.. 

인천과 도쿄, 베를린에서 익숙했던 무료 와이파이가 엄청 그리웠음..





# 도착, 동화 같은 세상을 마주하다





버스로 30여 분을 달리면 구도심에 도착한다. 구도심을 둘러 싸고 있는 성벽.

그 성벽에는 세 개의 문이 있다. 그 중의 하나인 필레(Pile) 게이트 앞에서 내려준다.

필레 게이트 앞에는 두브로브니크의 중요한 버스 정류장도 있으니 중요한 장소다.



▲ 필레 게이트. 성수기 때는 어마어마한 인파로 가득찬다


이때는 친구가 이미 아파트먼트 스튜디오를 예약해서 미리 거주하고 있던 상태라 짐을 이고지고 그곳으로 갔다.

가는 길에 성벽 안의 아름다운 두브로브니크를 만났다.

에버랜드에 있는 환상의 나라처럼 뭔가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물들.

더불어 어마어마한 호객 행위까지. 여러모로 정신 없이 지나간 첫 만남.


그간 숙소들이 운이 좋았는지 매번 엘리베이터를 통해 짐을 드는 수고는 안했는데

두브로브니크에선 3층까지 짐을 들고 올라가야 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음을 그땐 몰랐던...나였다.



# 첫 눈에 반할 수 밖에 없는 로맨틱한 야경




두브로브니크 이후 여러 도시의 야경을 접했지만 이토록 로맨틱한 야경은 못 봤다.

왜 신혼여행으로 이곳을 꼭 들르는지 알게 됐달까.

하지만 난 혼자니까.. 그냥 로맨틱한 외로움을 느꼈다.


시차 때문에 카톡도 잠잠한 저녁.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첫 날의 야경을 즐겼더랬다.

그러고 보면 이후의 여행에서도 혼자 참 밤에 잘도 싸돌아다녔다.

뭐.. 앞으로도 그럴거지만.


도착한 날 무척 놀란 사실이지만. 두브로브니크는 구도심은 매우 작다.

물론 스플리트보단 크다. 하지만 이곳에 일주일 이상 있는 것은 좀 힘들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아무래도 적응이 안되는 화폐 단위. 계산해보니 2015년 4월 당시 환율은 1쿠나에 145원 정도였다.

유로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듯 보였는데 훗날 이곳을 나오던 6월 초는 1쿠나에 162원까지 치솟았다.

(이 환율은 은행 수수료까지 다 합친 것임)


20원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어마어마하다.

휴양지답게 물가가 아주 저렴하진 않다. 물론 이는 상품의 질도 따져서 나온 답이다.

'정말' '진심'으로 맛있는 음식점은 발견하기 어려웠지만, '겁나' '적당히' 비싼 음식점은 많은 곳이 두브로브니크다.

한국에서의 고급 레스토랑에 비하면 스테이크든 씨푸드든 싸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이곳은 크로아티아. 국가의 경제력과 다른 도시에서의 물가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맛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소금 맛이다. 모든게 소금 맛.

항상 소금을 빼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금 맛인 것을 보아하니, 이곳은 원재료가 소금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기승전-소금이 되는 두브로브니크에서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