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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기

완연한 가을


2주간의 불타는 여름이 지나고, 베를린에 가을이 슬며시 찾아오고 있다. 물론 돌아오는 일요일에 한 번 더 32도로 불타오를 예정이지만 그 이후엔 계속 선선해질테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질 정도로 빠른 요즘,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기도 한다. 아쉽다. 배꼽을 잡고 웃느라 정신 없을 때도, 맥주 캔과 함께 쓸데 없이 진지할 때도, 서로가 힘들 때도 함께하는 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일까.

이곳에서의 삶이 안정됐기 때문일까.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부러워서 일까. 알 수 없다.

경제적 기반이 생길 참이다. 굳이 애를 쓰지 않았지만 어쩌다 일을 시작하게 됐다. 고민에 빠진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고민에만 빠져있다. 나를 기다려주는 이 없는 한국에서 나 정말 괜찮을까. 괜히 미련에 목매고, 그래서 나만 상처받진 않을까.

5개월이라는 짦은 시간동안 나는 얼마나 바뀐지 모르겠으나 분명히 바뀐 한 가지는 내 손에 있는 선택을 타인에게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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